본문 바로가기

독자의소리

12월호 리뷰 (독자위원회)








몸으로 살자 : 이계삼 잉터뷰 (잉집장)
깊이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와 함께 우리를 들뜨게 하는 사상을 찾고 공부하고 싶다. - 양인모
 
‘인성교육’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아요 (지세준)
우리나라에서 ‘교육’으로 해결이 될까? - 김진수

프로 스포츠 잉여(참치)
신선하다. 참치 님은 잉여계의 개척자다. 그의 혜안을 닮고 싶다. - 측쿠시

오래 살겠다. 이유는 묻지 마라 (정문정)
개인의 가치를 유머러스하게 증명해줬다. 오래사세요. - 잉싹
 



YOU. 한 해를 마무리하며 ‘거울을 보라’는 성찰적 메시지는 좋았으나, 그 메시지가 지니는 함의만큼의 강조가 약해 여운이 적었다. 무난한 호였다. 여기서 무난하다는 건 눈에 띄는 그래서 ‘이번 호는 저거다’하는 원고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원고가 고르게 돼 있어, 독자위원들이 뽑는 베스트가 모두 다른 놀랍다면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수험 잉여 특집. 구성은 좋았다. 원고들이 마치 묻고 대답하는 형식의 나름 대구 구조를 만들고 있다. 잉싹의 ‘이번에 수능 친 전직 재수생이 묻습니다’는 전직 재수생의 체념적 물음이다. 근데 그것이 한탄이나 유희적 합리화가 아닌 그대로의 고민이었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세준의 ‘인성교육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아요’는 분명 호불호가 갈리는 글일 것이나 의미 있는 회의감이다. 그가 지적한 의심의 계기와 토론, 주체적 사고는 우리 교육에서 거의 없지 않은가. ‘몸으로 살자 : 이계삼 잉터뷰’는 이번 호의 베스트. 2호에서 만난 잉여가수 윤영배 님 이후 좋은 인터뷰였다. 
정문정의 ‘오래 살겠다. 이유는 묻지 마라’. 존재의 증명 그 강요에 던진 유쾌한 대답. 수능을 막 치른 수험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좋은 원고다. 그러니 유한킴벌리 사장과 함께 나무를 적게 심어도... 신영종 ‘도를 아십니까?’. 홍대입구역 9번 출구 같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글이다. 글에 처방이 돼있나.  - 양인모


2012년이 지나갔다. 수능도 끝나고, 대선도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과 잉통령이 나왔다.
월간잉여 12월호의 표지는 1개월간의 투표 끝에 집권한 잉통령 “YOU”로 시작한다. 따스한 함박눈이 내리는 듯한 표지, 어딘가 푸근한 붉은 빛과 발그레 웃으며 거울을 보는 한 사람. 12월호의 표지는 이렇듯 참으로 아름답다. 하지만 이것이 잉통령, 바로 그것을 보고 있는 우리 자신임을 알게 되는 순간 그 표지는 어딘가 씁쓸해진다. 역시나 “거울을 보라”며 무심히도 당선을 축하하는 잉집장의 말을 보면, 그 씁쓸함은 배가되고, 기분이 무거워진다.
이번 12월호는 그렇게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월간잉여에서 슬프고 팍팍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웃고, 드립도 쳐가면서 살아가는 잉여의 삶을 읽기를 좋아한다. 물론 이번 호에서 그런 잉여들의 삶이 빠졌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유난히 이번호에서 잉여들의 주옥같은 드립이 사라진 것 같아 내심 아쉽다. 
물론 이런 웃음요소가 적어진 만큼, 원고의 내용은 깊어졌다. 간단하게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거짓말, 친척, 그리고 담임선생님’의 원고 같은 경우 원서를 작성할 때 모든 수험생들이 겪는 고민을 담아냈고, ‘흔한 만화과 입시생의 연말’역시 소재만 예체능일 뿐, 누구나 살면서 겪어봤음직한 내용을 담아내서 잔잔한 공감을 받았다. ‘잉여의 세계로 어서와’, ‘수능잉여를 위한 안내서’같은 경우에는 수능이 끝나서 숨쉬기조차 귀찮은 수능잉여들에게 이상적으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원고 두 가지를 꼽자면 ‘인성교육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아요’, 그리고 ‘오래 살겠다. 이유는 묻지마라’이다. 전자는 그간 막연하게 생각했던 인성교육이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제시해 주어서 인상 깊었다. 후자의 경우, ‘인간이니까’라는 쏘쿨한 대답이 잉여들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주는 것 같아 묘한 쾌감을 얻었다. - 잉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