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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잉각색

욕정, 저도 가지고 있는데요 (김병철)

모든 예술은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하죠.(누가?)

다년간의 솔로활동 결과로 저도 모르게 엄청난 욕정이 쌓였답니다.


밥을 먹다가 사리가 씹힐 경지가 되었을 때, 주간지 [대학내일]에서 성 칼럼 삽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낮에는 동화삽화를 그리고 밤에는 에로삽화를 그리는 이중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이런 이중생활을 하면서 숨겨왔던 에로 본성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에로삽화 작업이 엄청난 헐크 보다 더 엄청난 재미를 주는구나. 허나, 아쉽게도  연재가 끝나 에로삽화작업도 끝나버렸죠. 하지만 이미 각성한 에로본능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혈안으로 다른 프로젝트를 찾던 중 친구가 갖고 있던 핀업걸 카드시리즈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거다!!! 클래식 핀업카드가 20세기 초의 춘화라면 내가 21세기의 춘화카드를 만들자!!”



그래서 에로카드, 저도 한 번 만들어봤는데요...








일러스트만 그려도 되지만 굳이 이런 카드를 제작하고자 하는 건 제 그림을 물건으로 남기고 싶기 때문입니다.  만약 후손들이 보게 된다면 (카드는 플라스틱이니 잘 썩지도 않겠죠) 제가 에로할아버지로 불릴 수도 있구요. 


주위에 에로선생들에게 현재까지 제작된 에로카드의 수위는 15세 등급 밖에 안 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나름 19금이라 생각하고 그렸지만 무의식적으로 사회의 눈을 의식했는지 작가 본인 스스로 제약을 두고 있었습니다. ‘에로일러스트를 그리면 변태작가로 오인 받지나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성행위는 인간의 본성이고 개인은 각기 다른 성적환타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가지고 재미나게 해석하고 풍자하는 작업인데 괜한 걱정이었나 봅니다. 현재는 수위를 상향조정해서 작업 중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현재 3/4정도 완성했는데 아이디어가 고갈 됐는지 속도가 안 나네요. 혹시나 욕정 가득한 아이디어가 생각나시면 제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passu@naver.com










(격)월간잉여 12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