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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직원도 아닌 송희(김송희) 회사를 또 그만둔다. 다닌 지 2년을 코앞에 두고 퇴사가 결정되었다(쫓겨나는 것도 아닌데, 왠지 수동태를 쓰고 싶다). 퇴사라는 놈은 겪을 때마다 참 마음이 산란해진다. 무릇 완벽한 직장이란 없어 다닐 때에는 짜증나고 불만스러운 일들 천지인데, 막상 그만두려면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조차 왠지 아련하다. 물론 거기에는 앞으로 겪게 될 변화에 대한 귀찮음과 심란함도 포함된다. 나의 구(舊) 직장은 다. 아는 사람은 알고, 또 모르는 사람도 많아서 “왜 거 있잖아요. 지하철 앞에서 빨간 조끼 입은 노숙인 아저씨들이 파는 잡지요!”라고 설명을 곁들여야 하는 어중간한 인지도의 잡지사다. 원래 회사를 다닐 때보다 그만둘 때에 구구절절 할 말이 더 많은 법인데, 왜 모든 잡지사는 그만둘 때 ‘퇴사의 변’ 같은 걸 쓸.. 더보기
내게 흑역사는 없다(김송희) 내 흑역사는 언제였나. 도통 떠오르지가 않는다. 실수 따위는 없이 정직하게 바르게 일생을 꼿꼿이 살아와서는… 물론 아니다. 그냥 내가 뭐든지 빨리 잊어버려서 그렇다. 하루 밥 벌어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지나간 시간까지 추억하고 앉아있을 겨를이 없다. 무엇보다 지금 자라나는 대한민국의 새싹들이 국정 교과서로 ‘새마을 운동은 가난뱅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발전시킨 훌륭한 운동이며, 그것을 이끈 박정희 대통령 만만세’를 배우게 생긴 이 와중에 일개 개인의 흑역사 따위가 무에 중요하겠는가. 그냥 대한민국 역사 자체가 흑역사가 되게 생긴 이 마당에! 실은 ‘흑역사’라는 주제를 받아들고 떠오른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은 한류스타이자 개런티가 억대 이상이 된 A모군의 이야기다. 나의 몇 안 되는 지인 중 하나인 ‘아는 .. 더보기
투표충은 아닙니다 - 강준만 변화에 유연하다. 목소리가 크다. 표정이 다양하다. 강준만이다. 10월 중순, 그가 교수로 재직 중인 전북대에 찾아갔다. 인터뷰, 사진 잉집장 잉집장: 예전에는 인터뷰를 정말 안 하셨다. 요즘에는 인터뷰 기사를 좀 더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다. 강준만: 내가? 인터뷰 안 한 것은 아주 옛날인데. 그래도 TV 출연은 여전히 안 하신다.막 거부하고 그러는 것은 아닌데…. 얼마 전에도 TV에 한 번 나갔다. 근데 또 나와 달라고 얘기는 안 하더라고(웃음). 막 요청이 쇄도하는데 내가 거부하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비디오형 인물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하나 장점이 있다. 목소리가 크다. 자기 ‘자신’이 화제의 중심에 있고 싶다는 욕망은 적은 편 같다. 자기 자신보다 ‘의견’을 알리고픈 욕망이 더 큰 느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