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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월간잉여 창간호 방담 전문




411일 총선을 앞두고 월간잉여 창간호에 실렸던 방담 내용을 공개합니다.

참고1: 115일에 있었던 이 방담에서 말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입니다.

참고2: 당시 진보신당과 독립된 정당이었던 사회당은 지금 진보신당과 하나가 됐습니다.

주의: 스압

 

왜 스스로를 잉여라고 규정짓는가

피코테라(이하 ’): 무직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날 써주지 않았다.

사회자(이하 ’): 똑똑해 보이는데 왜 안 써줬을까.

: 직장에서 살아남는 기준은 똑똑함이 아니다. 직장에서는 이 사람이 여기서 얼마나 오래일할 것인가”, “체제에 묶이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냐를 본다.

이상근(이하 ’): 이번에 4학년이 되는 대학생으로, 취직을 준비하고 있다. 취직을 못하면 잉여라고 생각하고, 나는 현재 잠재적 잉여라고 생각한다. 주변 동기를 보면 반 이상이 취직을 못하고 있다. 서울 4년제 대학인데, 나쁜 대학이 아닌데도 취직을 못하고 있다.

백 모씨(이하 ’): 재작년 가을에 졸업을 했는데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이 안 됐다. 취직이 안 돼 스터디다 뭐다 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주변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직업훈련을 안 지켜주고 스스로 직업훈련을 하고 있는 이런 청년들에 대한 국가의 보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유정(이하 ’):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일을 하는데 정규직과의 차이, 대우상의 차이를 느끼면서 내 아이덴티티가 잉여임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잉여로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하는 잉여가 되고자 한다. 예를 들어, 1개월 있다 잘리든, 2개월 있다 잘리든, 잘릴 수 있는 가능성이 늘 있다는 건 지금 상황에서 운명이다. 때문에 정규직 직원들은 대표나 상관에게 말을 어렵게 하지만, 나는 고려하지 않고 막 할 수 있다. 이것이 잉여의 이점이라고 생각하고 되도록 막 살려고 한다.

: 이명박 정부가 못 한 게 없기 때문에 한나라당 지지

: 아닌데? 못했는데?

: 아닌데? 못했는데?2222222

: 아닌데? 못했는데?3333333

: 나라가 잘 되면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당보다 한나라당을 더 지지한다. (한나라당 출신인) 이명박 정부가 경제적으로 못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리먼 브라더스 이후 위기를 잘 극복한 것이 그 예다. 현재 원자재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상승해서 전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나라 경제는 그럼에도 괜찮다.

: 경제가 괜찮다고 할 때 두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매출에 대한 것과 내수시장에서 돈이 어떻게 풀리는지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두 가지의 차이는 관점의 차이로 보고 일단 그냥 넘어가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한국사회가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가 이명박 정부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엔 반대한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에 투자했던 주된 자본은 영국과 프랑스자본이었다. 이 자본들 중 영국의 자본은 국내의 우리은행하고 연관된 것만 들어왔다. 영국 프랑스 자본의 유입이 적었기 때문에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국내에 끼치는 영향이 적었던 것뿐이지 이명박 정권이 잘해서 그랬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투자 중 중국에 원자재 투자, 엔화로 대출 받은 투자는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식도 오히려 노무현 때보다 떨어졌다.

: 우리나라는 외국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노무현 때는 세계적으로 호황이었고 지금은 세계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다.

: 모순적이다. 잘 된 건 이명박 덕분이고 잘못된 건 세계 경제 영향 때문인가? 또한 이명박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분배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도 봐야한다. 지금 우리가 모여 있는 것도 재분배가 안 된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닌가. 현재 취업률이 어떤가. 대학생 중 한 학기에 일이천만 원씩 꼴아 박아도 대학생 중 50%만이 취업하는 현실이다.

: 등록금 같은 경우는 노무현 때 많이 오른 것이다. 내가 통계를 봤다.

: 노무현 정부 때 등록금 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등록금만 오른 게 아니라 이명박 정부 때보다 지표상의 경제성장도 더 했다. 국가가 성장해야지 나눌 파이가 많아진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할지라도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보다 잘했다고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나라당에서도 적은 것 같다. 정봉주 의원이 입감될 때 검찰청 앞에 갔었는데 박사모(박근혜 지지모임)가 미건스(정봉주와 미래 권력들)측에 와서 우리도 BBK 관련 자료가 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이명박을 처단하자고 제의하는 걸 목격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으로 두 정부를 비판하는데, 그 전에 한나라당이 망쳤던 것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양극화가 벌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 내 세대에 돌아오는 게 없을 뿐더러 심지어 아직도 경제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는 40~50대에게도 돌아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려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돼야 자신의 지지정당을 밝힐 때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 정치에 깊이 관여하지 않은 일반 학생으로서 정치는 그냥 네이트에서 기사를 보고 일베’(일간베스트)에서 접하는 수준이다. 보다보니까 내 생각이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그런 친우파적인 성향을 좋아한다.

그리고 여론의 영향으로 지금은 한나라당이 반 이명박인 척 하고 있지만 사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나는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고, 반 이명박 노선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한나라당도 지지한다.

: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정서적 친화도로 정당을 지지한다. 이상근씨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

: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니면 다 한나라당 싫어한다. 현실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현실을 바꿀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바뀌기 위해선 박근혜를 이겨야 한다. 민주당에서 뛰고 있는 주자들이 그나마 박근혜를 이길 확률이 있다. 한나라당이 국가를 잘못 경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잉여라면 문재인, 손학규에 힘을 몰아주는 게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뜻이다.

: 유시민이 1988년부터 퍼뜨렸던 비판적 지지론의 현대적 버전이다. 배척해야할 세력이 있을 때 실제적인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힘을 몰아주자는 논리가 그것이다. 2002년 대선 당시에도 유시민은 민주노동당을 찍은 표는 사표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 때 권영길을 지지하는 약 93만명 사람들은 총선 때도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찍어준 덕에 상가 임대차 보호법 등 몇 가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예전에 한명숙 씨가 총선에 나왔을 때 노회찬을 비판하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한명숙은 한명숙이고 노회찬은 노회찬이다. ‘반한나라당만 있는 게 아니라, 각각 지지 정당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대통령의 권한 집중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큰 한국의 현실에서는 대통령을 누구 집권시킬 거냐가 중요한 문제로 다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주장의 전제인 차악 선택론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2002년 대선 등을 생각했을 때, 반한나라당이라고 밀어줬던 정권이 반대진영에 비해 얼마나 다른 정책을 폈는지 살펴봐야 한다.

: 비판적 지지자론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민주당이 10년 집권했는데 뭐가 바뀌었냐, 안 좋아지지 않았냐고 한다. 김대중 노무현 때 못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등록금 상승이 그렇고, 신자유주의 정책 등이 그렇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통합당 사람들이 그 때의 노선을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민주주의적 측면에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보다는 훨씬 나았다. 그리고 지금 시대가 원하는 것은 안철수 현상에서 볼 수 있듯 경제 민주화. 그리고 오늘 결과가 나올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안철수로 상징되는 그런 가치를 자신들이 흡수하겠다는 것. 지난 10년 간의 국정 운영 경험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국정운영 경험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세력이 그래도 제일 낫고, 현실적이라고 생각된다.

: ‘경제 민주화를 얘기했는데 실제로 경제 민주화에 대한 액션을 취한 후보가 민주당에 있는가? 없다. 문재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FTA는 지속된다고 얘기한 바 있다. 또한 실제로 국정운영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도 구체적이지 않다. 문재인은 이미지위주 정치뿐인 것 같다. 손학규는 기자들이 뽑은 통일전문가로 봅힌 적도 많은데 그런 메리트를 전혀 활용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역설적으로 구체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 박근혜 뿐이다. 복지담론을 누구보다 가장 확고하고 세게 밀고나가고 있다. 또한 민주통합당이 자기반성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민주통합당에서 자기반성을 철저하게 하는 사람은 정동영 말고는 없는 것 같다.

: 그렇다면, 그래서 본인은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 지도 말해줘야 할 것 같다. 비판에 그치는 것 같아 아쉽다. 나도 민주당 문제 있는 거 안다. 하지만 대안을 꼽으라면 현실적으로 민주당을 꼽을 수 있다는 거다.

: 현재 같은 상황에선 답이 없다. 비관적이다.

: 그래도 최소한 비례대표에는 표를 던질 것 아닌가?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인가?(자꾸 사회자 지분 뺏음. 자꾸 진행하려고 함)

: 비례대표 하에서는 진보신당, 사회당 중에서 표를 던질 것이다. 아직 총선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그 때 동안 숙고하고 판단해 표를 던지려고 한다.


▲사진의 포인트: 백씨 주변에 있는 깨알 같은 <닥치고 정치>

잉여를 위한 정책...얘기하다 부탄

: 민노당 등은 너무 비관적인 것 같아 보인다.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한다. 잉여지만 충분히 노력하면 결국 극복할 수 있다.

: 노력이 보상받는 사회라고 생각하는가? 지금 청년 중 경제활동 참가자는 50%밖에 안 된다.

: 예전엔 일자리가 많았다. 졸업만 하면 취직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자리가 없다.

: (이상근 씨를 향해)일자리가 없다는 건 지금 국회랑 청와대를 모두 점령한 한나라당이 제대로 해준 게 없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 내가 경영학과라서 자유주의적인 관점을 옹호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영역은 국회와 한나라당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 그렇다면 '기회의 평등' 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기회의 평등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실제로 정부의 지원이 있어왔다. ....특별전형 같은 거라든지...장학금 제도 라든지...

: 정부의 지원으로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게 반값등록금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값등록금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됐다. 그런데 지키지 않았다.

: 최문순, 박원순은 그런 공약을 내세웠고 실제로 이행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직접적으로 해준 게 없다. 심지어 공약도 안 지켰다. 반값 등록금이나 기회의 보장 문제는 잉여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잉여들이 한나라당이 아닌 이들에게 국정운영을 맡겨야 하는 이유다.

: 나는 지금 복지정책이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의료보험, 장학금 제도 같은 건 잘 돼 있다고 생각한다.

: 예전에 독일에 갔을 때, 저녁 8시 이후에는 동반 1인이 무료로 버스를 탈 수 있고, 문화공연 비용의 50%를 지원해주는 티켓의 혜택을 본 적 있다. 사회적 생산에 참여하지 못하는 잉여를 배려한 제도다. 이런 제도가 한국에 있는가?

또한 장학금 제도가 잘 돼있다고 말 하는데, 장학금 제도가 잘 되고 있다면 내 주변에 등록금 마련을 못 해 성매매 하는 사람들은 뭔가?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다니는 사람들인데도 '매매춘 뛰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여럿 있다. 그리고 내 주변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그런 사람은 옛날에도 있지 않았을까?

: 만약 옛날에 그랬다면 지금은 안 그러도록 국가가 개입했어야 했다. 그동안 정부가 한 게 없기에 현실이 달라지지 않은 것 아닌가? 그리고 아까 이상근 씨가 복지정책의 좋은 예로 꼽은 의료보험은 이명박 정부의 업적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전국민 암 치료비 반값 제도를 한 것은 노무현 정권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한 게 아니라 유지한 것인데 이를 보고 이명박 정부의 업적이라고 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겠는가? 게다가 오히려 이명박 정부는 여러 복지제도를 부수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에서 잘 사는 나라의 복지정책과 비교하면 안 되지 않나?

: 그럼 부탄은 뭔가? GDP낮은 데도 복지 수준이 높다.

: 그렇게 복지했기 때문에 그 나라가 못산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 부탄은 지정학적으로 외진 곳에 있기에 한국에 대입이 어렵긴 하다.

: 중요한 건, 이번 선거에서 복지가 화두인데 그동안 우리 같은 잉여들이 받을 수 있었던 혜택이 뭐가 있었는지 돌아보자는 거다. 직업 재교육은 활발히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대체 가능한 노동들을 양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사회적 의미를 가진, 대체 불가능한 노동을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을 위한 복지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그런 다른 복지제도에 대해 정치권에서 별로 논의하지 않는다.

 

내 삶을 지지하는 정당

: 민주통합당은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방담을 했던 시각은 민주통합당 지도부 발표가 나기 전)이라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없다.

: 그것도 문제다. 어떤 지도부가 구성되든 뭘 해도 하나는 하겠다고 9명이 머리를 맞대고 미리 합의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야 지도부 구성 후 지도력이 담보할 수 있고, 국민의 신뢰도 그래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민주통합당의 구체적인 정책 때문에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고 변화에 대한 바람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다.

: 거대 양당이 정권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나? 뭔가 다른 생각을 하는 작은 진보정당은 일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거대 양당은 그것을 베끼는, 그것이 언제까지 반복돼야 하나?

: 이번에 돈 선거얘기가 나오는 것은 거대 양당의 경선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투명했다. 진성당원제[각주:1]덕에 당원들 입장이 반영된 결과물이 나왔다. 이것은 즉 당과 당원이 인과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다. , 당이 나의 말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 진보정당이라서 지지하는 게 아니라 소수정당이라서 지지한다는 느낌이 든다. 예를 들어, 한나라당도 소수정당이라면 개개인의 의견이 좀 더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나라당도 지지할 것인가?

: 진보정당이 대변하는 계층에 내가 속한다는 것도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이유이다. 한국 정당 중 최초로 민주노동당이 지지자 계층을 밝혔다. 여성, 노동자, 농민 등이 그것이다. 다른 정당이 '국민'이란 이름으로 호명할 때 민주노동당은 구체적으로 지지자들을 호명했다. 나를 대변해준다는 게 그런 것이다. 사회당도 프레카리아트[각주:2]정당이라고 구체적인 대상을 밝히고 있다.

: 프레카리아트? 무슨 말인지 확 와 닿지 않는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프레카리아트를 위한 것인지 설명해 달라.

: 예를 들어 2004년 민주노동당이 주도했던 상가임대차 보호법이 원안대로 통과됐다면 두리반이나 용산 등 수많은 비극이 예방됐지 않았겠는가? 그런 정책이 지지하는 계층이 누구인가? 이상근 씨가 잘 됐으면 좋겠지만, 만약에 미래에 이상근 씨가 좌절하게 되는 일이 생긴다면 그 원인 중 하나가 한나라당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달라. 내가 보기에는 한나라당은 잉여들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

그 당이 나의 삶을 지지하는지. 자기 이익과 구체적인 연관이 되는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인지를 바라봐야 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는 서울시장에서 오세훈을 뽑았다. 서울시청에 거주지를 밝히고 전화를 걸었더니 자료집을 보내줬고, 자료집에 따르면 거주지의 땅값이 오를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식으로 자기 이익과 연관이 되기에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이해할 수 있다.

: 사회당은 기본소득제도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일정수준의 소득을 모두에게 주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수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경제도 살린다는 논리다. 브라질 등 적용시킨 예가 있으니까 우리나라에도 적용시켜보자고 연구한 적은 있다. 그러나 정책이라기엔 아직 다듬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 표면화될지 모르는 유예적인 상태라고 생각한다.

: 나 같은 사람은 나꼼수 콘서트나 미건스 행사 가는 게 재밌다. 이들은 나를 재밌게 해준다. 그렇다면 그것도 내 삶을 지지하는 것 아닌가? 홍세화씨는 재미가 없다.(웃음) 재미있는 사람을 뽑고 싶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투표 외에는 정치를 참여하는 방법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내 삶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당이 통합진보당이나 다른 진보당일지라도, 표는 민주통합당에 던지게 된다.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에 엿을 먹이기 위해서다.

 

지지정당에 바라는 바

: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쳐 달라. 예를 들어, 자격증 준비하는 것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이런 것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 40~50대 실업하신 분을 위한 정책도 필요할 것 같다.

: 아직 지지정당이 확실히 없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는 것을 약속하는 정당을 지지하게 될 것 같다. 비정규직이 주는 불안감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은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은 불안감에 떨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 우연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사회가 가장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즉 성별, 연령, , 인종, 성적 정체성, 장애 등의 요소가 고용하는 데나 생활하는 데에서 문제되지 않아야 좋은 사회라는 것이다. 정당들이 이런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생산에 대한 문제도 다룰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노사정의 대타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노동자 개개인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이자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물론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고용 보험 등으로 인해 코스트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분명 현재는 이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할 시점이다.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정당의 협상력이 요구된다.

: (민주통합당이) 보편적 복지를 하겠다,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말해놓은 것만 잘 지켜도 좋을 것 같다. , 새로 정책을 내놓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지금 말한 수준 정도를 지키는 것을 바란다는 뜻이다. 보편적 복지의 재원마련을 부자증세를 통해한다고 했는데,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면 소득세 1억 구간 신설한다고 하든지 정도의 구체성은 기대한다.

민주당을 찍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민주당의 당원도 아니고 열렬한 지지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은 뱉은 말을 안 지켰지만 너희는 그 정도라도 해라라는 게 이번에 민주통합당에 표를 던지를 사람으로서의 요구일 것이다.

 

정당정치 발전을 위한 제언

: 아까 자신의 삶을 지지하는 당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당이 더 많아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다양해지기 위해선 양당구조를 혁파하긴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 일단 지금은 민주통합당에 힘을 몰아줘야할 때다.

: 그 얘기는 20~30년 동안 듣는 얘기다. 그 얘기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허구로 드러났다. 독일식 정당명부제 등의 근본적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야권연대 등을 통해 양당이 아닌 다른 진보정당에게도 길을 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 정도는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 나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반영할 정당이 필요하다. 내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정당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최근에 녹색당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아직은 지금의 진보정당과 얼마나 다른 이슈들을 다루고 있는지 크게 와 닿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 많은 정당이 생겨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당론에 반대하는 사람의 의견도 귀 기울여 당 내 의견도 다양화민주화 되면 좋겠다.

 


  1. 진성당원: 정치적 신조나 이념과 일치하는 정강정책을 가진 정당에 가입하여 당비를 내고 통상적인 정당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선거운동도 하는 당원. 기존 대한민국의 정당의 당원들이 정당의 주요 지도자들이나 간부들 또는 그 추종자들에게 각종의 보상을 받고 동원된 비자발적 당원이 대부분을 차지하였던 것에 비하여 당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특징. (위키백과 참조) [본문으로]
  2. Precariat. ‘불안정하다.’(precario)라는 말과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를 합친 말.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층을 뜻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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