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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신문사 잉턴 생활기 (어고은) 오지 않기를, 최대한 늦게 와주기를 바랐지만 오고야 말았다. 대학생활의 헬 게이트, 4학년 2학기를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스물넷이 되기 한 달 전. 그러니까 2012년 12월, 기말고사를 준비하다가 문득, 이렇게 손 놓고 방학을 맞았다간 그야말로 ‘먹고 똥 싸는 기계’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래서 뭐라도 건지려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사공지를 뒤졌다. 현장실습프로그램 연수생을 모집한단 글이 보였다. 최대 두 곳까지 지원이 가능했는데, 미디어 관련 회사는 세 곳이 있었다. 두 곳은 신문사였고 다른 한 곳은 영상과 관련된 일을 하는 데였다. 다큐멘터리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영상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나는 망설임 없이 1지망을 그 한 곳으로 정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면접관들은 내 영상을 탐탁.. 더보기
현재진행형 Ing여 (정문정) 최근에 후배를 뽑았다. 내가 일하는 잡지사에서 최근 신입 공채가 있어서 서류, 필기, 면접, 합숙면접의 4단계를 준비하게 된 것이다. 따로 인사담당자가 없기 때문에 담당 기자들이 채용을 준비해야 했는데, 아시다시피 그 과정에서 수백 명의 사람이 떨어졌고 몇 명의 사람이 붙었다. 전형 과정이 계속 되면서 나와 친한 사람들도 우두둑 뜯겨 나갔다. 떨어지는 사람도 상처가 남겠지만 떨어트리는 사람도 트라우마가 생긴다. 내가 다른 사람의 인생에 너무 크게 개입해버렸다. 어휴 시발 공덕은 못 쌓아도 업보는 안 쌓으려고 했는데…. 특히 죄책감이 드는 건, 객관식이 아니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채점이 정확할 수 없어서다. 서류의 경우 자소서점수가 10점 만점에 8점까지만 서류 통과가 되는 거라면 10점과 5점으로 매긴 .. 더보기
연서복 특집: 너는 진심, 나는 빡침 (문라니) "오늘 술 좀 사주세요" 후배 A가 찾아와 슬프게 말했다. "남자친구랑 헤어졌니?" A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좀 갖재요. 제가 질렸나봐요. 근데 저는 걔를 평생, 아무도 안 만나고 기다릴거거든요. 저는 걔 진짜~ 사랑하거든요. 그렇게 사랑한 사람 처음이거든요." 헙. "혹시 남친한테 평생 기다린다, 뭐 그런 말 했어?" "아뇨, 아직요. 왜요?" 나는 힘주어 말했다. "그런 말 절대 하지마ㅠㅠ" 나는 '진심이야' 이런 말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경우, '진심' 어쩌구 하는 것은 난감한 생일선물 같은 것이다. 뜯어보니 아무 쓸모도 없고 내 취향도 전혀 아닌데 예의 상 고맙다고 해야 하는. 왜냐하면 진심 운운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진심이기 때문에 그 진심이 받아들여져야만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