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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터뷰

러통령과 복통령을 동시 석권한 사나잉


통령(統領)은 로마 공화정 시대의 최고 관직 콘술(consul)을 번역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최고 관직에 오른 사람은 이미 최고를 뜻하는 통령에다 '()'까지 붙였다. 이름 덕분인지 한국의 대통령에게는 (삼권분립의 원칙도 무색하게) 막대한 권한과 권력이 집중된다.

   기존에 언어를 조합해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누리꾼들은 '통령'이라는 언어에 접두사를 붙여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슈퍼스타K 시즌 1에 나와 소찬휘의 'Tears'를 불렀던 고준규 씨는 락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슈퍼스타 K2에는 힙통령이 있었다. 아웃사이더의 '스피드레이서'를 불렀던 장문복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슈퍼스타 K3는 춤통령을 탄생시켰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Sexy Back', 승리의 'Strong Baby'에 맞춰 앙다문 입, 강렬한 눈빛과 함께 몸을 흔든 이준호 씨가 바로 춤통령이다.

   락의 통령, 힙합의 통령, 춤의 통령. 표면적으로는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의미로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반어법이다. 락통령, 힙통령, 춤통령 모두 진지하게 오디션에 임했지만 어딘가 어설펐다. 락통령의 목소리는 떨렸고, 힙통령의 발음은 불분명했다. 춤통령의 춤 실력은 표정을 따라가지 못했다. 'X통령'은 이를 놀리려는 짓궂은 의도가 담긴 별명인 것이다.

   매 해 '통령'들을 배출해낸 [슈퍼스타 K] 시리즈. 올해에는 한 사람이 두 통령을 동시 석권했다. 박상보 씨는 MC THE MAX'행복하지 말아요'를 부르며 둔각에 가깝게 척추를 접고 배를 내밀어 '복통령'(+통령)이란 칭호를 획득했다. 오디션장에서 대기하는 자투리 시간마다 틈틈이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열정을 보이고 러시아어로 자기소개를 한 것은 '러통령'(러시아어+통령)이라고 불리는 계기가 됐다.

   복통령 겸 러통령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고, 복통령과 러통령으로 불리는 것에 대한 박상보 씨의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박상보 씨는 “(내가) 좋은 일로 유명해진 건 아니잖아요.”라면서 인터뷰하기를 망설였다. 하지만 결국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줬다. 온정 있는 사나잉이었다.




※박상보 씨와의 인터뷰 전문은 월간잉여 1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