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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만 만들지 않으면 PD도 할만하다(박준수) 제목부터 뭔 개소리야? ‘강의만 하지 않으면 교수도 할만하다’와 맞먹는 개소리다. 그러나 이 잡지의 몇 슬픈 글들을 보다 보니 이 것은 배부른 소리다. 배부른 개소리가 정답! 그렇다. 사실 현재 나는 ‘잉여’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러나 과거의 만만치 않은 잉여경험을 바탕으로 잉여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은 개뿔! 잉여들(물론 소수의)을 주 시청자 층으로 하는 예능 PD로서의 의무감이랄 까도 개뿔! 정말 희한하게도 그 누구의 강요 또는 요구 없이 자발적으로 한 문단 이상을 쓰는 것은 10여 년 전 싸이 월드에 내 인생의 삽질들을 30회까지 연재한 이후로 처음이다. 모르겠다. 단지 라는 제목이 나를 설레게 했을 뿐. 월간이라는 단어가 주는 여유로움과 잉어로 착각할 수 있는 대어 같은 느낌의 단어.. 더보기
페이스북이 잘못했나? (김정현) 0. 페이스북에 중독된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페이스북을 하는 것은 침팬지가 동료들의 머리털을 골라주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글의 끝에서 여러분은 이것이 무슨 뜻인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페이스북을 열심히 해야 할 핑계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당신의 시간낭비를 막아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언제나, 페이스북을 하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옳다. 1. 우리는 깨어 있는 시간 가운데 많은 시간을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에 할애하고 전체 대화의 팔십 퍼센트는 일대일 대화이다. 게다가 이 일대일 대화의 대부분은 아무런 시사성도 없고 생산성도 없는 시시껄렁한 잡담이다. 게다가 각자가 하는 이야길 들어보면 그 가운데 절반은 자기 자신에 대한.. 더보기
옥상과 파상력 (임태훈) 어떤 단어는 맘껏 꿈꾸기에 부족할 게 없는 재료지만,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잠이 확 달아나는 단어도 있다. 나에게 ‘옥상’은 후자에 해당한다. 용산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불타던 그때의 망루가 화인(火印)처럼 머릿속에 새겨진 뒤로 증상은 여전하다. 건축에 대한 내 취향으로 말하자면, 요즘 유행하는 비정형 건축물의 기발한 디자인에 쉽게 호감을 느끼는 축에 속한다. 하지만 생각의 흐름은 어쩔 수 없이 그날의 망루에 겹쳐진다. 그곳은 용산 4구역 재개발의 보상대책에 반발하는 철거민들의 투쟁 장소였다. 경찰은 크레인에 연결한 컨테이너를 망루에 진입시키는 작전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우려했던 화재가 발생했다. 아비규환의 불덩이 속에서 6명이 죽고 24명이 부상당하는 대참사였다. 2009년 1월 19일의 일이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