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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 병실 잉여 생존법(오리온) 본잉은 유아기부터 청소년기까지 주기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이 되기까지 약 2개월 동안 6인 병실에서의 생활을 견뎌야 했다. 스마트폰도 태블릿 PC도 없는 시절이었다. 같은 또래의 환자와 함께 입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지루했다. 시간을 낭비한다는 불안감, 답답함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았다. 텔레비전, 잉여가 아닌 인간, 링거, 침대 덕분에 버텨낼 수 있다. 이제부터 6인 병실에서 잉여 환자로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 기록하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 병원에서 지루함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6인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하여 신체 건장한 잉여들도 읽어두길 청한다. 1. 텔레비전텔레비전은 오전을 책임진다. 아침드라마는 같은 시간대에 하는 것을 .. 더보기
인터넷 밈의 흥망성쇠 (최원택) 다음은 내가 잉여들이 잉여력을 마음껏 뿜어내는 공간 잉터넷에서 밈(Meme)을 접하게 된 사연과 그 속성에 대한 나름의 통찰이다. 수년 전에 한 공영 방송국에 5분짜리 패러디 뉴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일했다. 패러디 뉴스 대본을 쓰는 작가들 중 막내작가 였다. 하지만 그 패러디 뉴스가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건드려(궁금하신 분은 “KBS '시사투나잇' 패러디 코너, 이달말 폐지키로”라는 제목의 2005년 프레시안 기사를 읽어보세요~) 패러디 뉴스 납품일이 끊기게 되었다. 꽤 짭잘한 수입원이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예상치 않게 일이 끊기니 회사는 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납품하는 것으로 그 공백을 메꾸려했다. 나는 패러디 뉴스 작가팀과는 별개로 방송국에서 활동해온 작가분들과 함께 이른바 프로그램의 파일럿을 제작.. 더보기
그렇게 기레기가 되어간다 (기레기24601호) 1352개. 입사하고 4개월 간 내 이름으로 나간 기사 수다. 참 많이도 썼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취재해서 쓴 기사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4개월 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는 한 인터넷 스포츠·연예 매체에 ‘인턴’ 공채 지원을 냈다. 논술 시험이 없을 정도로 간단한 공채 전형이 눈에 띄었다. 또 3개월 뒤 평가를 거쳐 정규직 전환 조건이 걸려 있었다. 이렇게 좋은 조건이 있을까 싶었다. 당연히 공채 지원을 냈다. 합격했다. 기사 개수의 압박작년은 스포츠의 해였다. 2월에 소치 동계올림픽이 있었고, 6월에는 브라질 월드컵, 9월에는 인천 아시아게임이 있다. 스포츠 인턴을 뽑은 이유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이 회사는 ‘연예’부분을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 부분에서는 5년차 이상 경.. 더보기